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었다
1906년 2월 12일, 빌헬름 포이크트(Wilhelm Voigt)가 라비치(Rawitsch) 교도소에서 나왔다. 쉰일곱인 그는 구두수선공이었고, 살아온 날의 절반 가까이를 감옥에서 보낸 뒤였다.
그해 8월 24일, 경찰이 퇴거 명령을 내렸다. 베를린과 다른 70개 지역과 관할구에서 살 수 없다는 명령이었다.
그는 그래도 베를린에 남았다. 일하던 구두 공장에 계속 다니면서, 하숙집 주인에게 자신을 등록하지 않도록 부탁했다. 등록하면 찾아내 내쫓을 것이고, 등록하지 않으면 불법 체류였다. 그래서 그는 나가려고 했다. 출소 전에도, 출소 뒤에도 외국여권을 신청했다. 번번이 거절당했다.
살 수 없는 곳이 일흔한 군데였고,
나갈 수 있는 서류는 없었다.







